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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수내점 10월칼럼] COVID-19와 청소년 인터넷 중독
2021-10-07



COVID-19와 청소년 인터넷 중독


마인드카페 심리상담센터 분당수내점 원장 박윤정



중독(Addiction)이란 약물 사용에 대한 강박적 집착, 일단 사용하거나 시작되면 끝장을 보고야 마는 조절, 통제 곤란, 해로운 결과가 있으리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사용하는 강박적인 사용의 상태를 의미한다. 술이나, 약물 이외에도 사랑, 도박, 사람, 일 등에도 중독이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면서 일반적으로 많이 익숙해진 단어가 되었다. 필자는 대학원에서 중독 상담에 대해서 강의를 하면서 접하게 된 여러 이론과 연구들을 통해 중독 환자들에 대한 이해를 더 깊게 할 수 있었다. 미국 질병분류체계인 DSM-5에서도 물질-관련 및 중독성 장애(Substance-Related and Addictive Disorder)로 분류하였고 중독의 문제는 정신의학에서도 중요한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COVID-19가 장기화되면서 온라인 수업을 하는 청소년들이 인터넷 환경에 자주 노출이 되고, 더불어, 집에만 있으면서 활동을 자제시키는 방책으로 인해 인터넷 중독이 재조명되고 있다. 실제 임상장면에서 중독 청소년들을 많이 만나고 있는 상태로, 우리 청소년을 키우는 가정에서도 자녀의 중독 문제로 큰 고민 속에 빠져 있는 실정이다.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 3명 중 1명이 스마트 중독을 앓고 있다고 하며, 이에 과기정통부는 이러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전국 17개 시, 도에서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 해소를 위해 운영되고 있는 '스마트쉼센터'의 예방 교육과 전문 상담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발표하였다. 더불어, 신현영 의원은 "상반기 컴퓨터 중독 상담 작년의 3배-기분 장애로 진료받은 10대, 전년 대비 49.4% 증가, 코로나 19여파, 청소년 정신건강 대책 마련 시급(2020.09.28-발췌)을 언급하여 청소년 정신건강에 대한 신호탄을 날리고 있다.
 
먼저, 청소년 인터넷(스마트폰) 중독에 대해서 이론적으로 들어가보면, <채규만, 박중규(2002)가 발표한 인터넷 중독자의 신념체계 중, 중요한 [핵심 신념]은 '내 인생은 엉망이다/ 나는 사랑받을 가치고 없다'가 자리잡혀 있다고 한다. 여기에 불쾌한 감정이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이다라는 [중독적 신념]이 더해지면서 중독자의 길로 들어가게 된다고 한다. 그 외 James F. Masterson(1993)도 일찍이 '대상 상실 및 유기와 관련된 해결되지 못한 정서는 개인을 자기 자신으로 살지 못하게 하고 환경에 순응하게 만들어, 거짓자아(false self)로 살게 한다'고 설명하였다. 즉, 거짓자아로 사는 삶은 자존감을 저하시키고 공허감을 느끼게 하는데, 이러한 삶에 대한 부정적 문제들을 회피하기 위해서 다양한 중독 행위에 몰두하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청소년들은 실제 환경에서의 좌절감이나 무력감을 이차적 환경인 친구관계 속에서 찾게 되는데, 이때 사이버 공간은 친구관계에 소속되는 것을 촉진하여, 쉽게 중독으로 빠져들게 한다. 실제 상담 장면에서 만나게 되는 청소년들의 말을 인용해보면 “인터넷 세상만이 나의 마음을 헤아려준다, 그 속에 있을 때 내가 인정 받을 때, 나는 다시 태어나는 기분이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인터넷 세상에서 받는 정신적 위안은 실로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청소년이 인터넷 세상 속에서 거짓 자아로 살아가도록 둬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이러한 청소년들을 구하기 위해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은 “부모의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이다. 정신분석학자인 위니코트(1984)는 어머니가 자녀에게 충분히 적응해주고 "안아주는 환경"을 제공하면, 이 안정적인 환경이 자녀의 타고난 잠재력과 존재의 연속성을 지원한다고 말하고 있다. 즉, 아무리 큰 갈등 상황 속에서는 부모는 끝까지 부모의 자리에서 자녀를 믿고 안아주는 따뜻함을 보여줘야 한다. 이것은 한, 두 번의 노력으로 끝나서는 안되고 천만번의 공감을 통해, 자녀에게 전해지게 되고, 결국, 자녀들은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신만의 단단한 힘을 지니게 될 것이라고 믿어본다.
 
필자가 만났던 수 많은 청소년 중독을 앓고 있는 사례에서도 이러한 부모의 끊임없는 인내심과 사랑이, 좋은 예후를 만든 경우들을 보았다. 부모들이여, 우리의 자녀들이 사이버 세상이 아닌 실제 세상에서 참 자기(true self)로 살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지켜주는 큰 대지가 되어보자고 큰 소리로 외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