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마인드까페 심리케어센터 분당수내점 상담사 이지연입니다. 저는 가톨릭대학교에서 상담심리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상담을 시작한 지는 8년이 조금 넘었어요.
저는 조금 늦은 나이에 상담을 공부한 편인데요, 상담을 공부하기 전에는 교육학을 전공하여 서울대학교 교수학습개발센터에서 연구원으로 일했어요. 당시에는 주로 행사를 계획, 진행하거나 연구보고서를 쓰는 일을 하였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그 일이 제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참 젊은 나이였는데 당시에는 대학을 졸업하고 교육학으로 석사까지 마친 후에 또 다시 진로를 바꾼다는 것이 참 막막했어요.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평생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진지하게 고민한 끝에 상담공부를 시작하기로 결심하였죠. 새로 시작한 상담 공부는 참 재밌었어요. 마음의 원리를 이해하는 것도 신기했고, 상담 사례를 공부할 때면 변화의 과정에 감탄하곤 했죠. 돌이켜보면 연구자로서 훈련된 태도, 즉 좋은 질문을 하고 오래 궁리하는 자세는 상담을 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대학원에서 상담을 배운 후에는 가톨릭대학교 학생생활상담소, 서울대학교 교수학습개발센터 학습상담실을 거치며 한동안 대학생들을 만났어요. 이 시기에는 대학생들의 유연함에 대해 많이 배웠어요. 그리고 현재 일하고 있는 서울심리지원동남센터에서는 성인, 주로 취업준비 중인 청년들과 육아와 가족갈등을 경험하는 여성분들을 만나는 편이에요. 특히 중년의 여성분들이 오셔서 배우자나 자녀들과의 관계에 대해 어려움을 이야기하실 때, 저 역시 아내이자 엄마이니 그런 마음들이 고스란히 느껴지곤 해요. 그분들이 원하는 삶에 가까워지도록 돕는 것이 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 당신에게 있어서 상담이란?
: 상담은 궁극적으로 자유로워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상담자는 내담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그것을 어떻게 충족시켜 나가고 있는지를 내담자와 함께 검토하죠. 이 과정에서 내담자가 반복해서 어려움에 빠지게 되는 생각이나 행동의 패턴이 있다면, 그 부분을 찾아보기도 하구요. 그러한 시간을 거치면서 흙탕물처럼 일어난 감정들이 가라앉고, 갈등을 반복하는 관계에서 자신의 중심을 지키게 되면서 마음이 좀 편안해지게 되죠. 새로운 나와 새로운 관계, 새로운 경험들이 열리기도 하구요. 이렇듯 현재의 어려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 과정이 상담이라고 생각해요.
@ 상담자로서 나를 일으켜 세우는 힘은?
: 상담은 참 의미있는 일이면서도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그만한 무게를 가지고 있어요. 상담자로 일하면서 때로는 저 역시 좌절감을 느끼기도 하고, 내담자의 어려움에 대해 골몰하게 되기도 하는데요. 그래도 버틸 수 있는 건 상담과 내담자에 대한 믿음 때문인 것 같아요. 상담자로서 훈련받는 과정에서 저 역시 오래 상담을 받았거든요. 간혹 내담자들께서 상담을 통해 달라질 수 있을지 물으시곤 하는데, 저는 스스로 상담을 통해 변화를 경험했기 때문에 자신있게 그렇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단, 포기하지만 않으시면요. 시간이 좀 걸리지만 꾸준히 마음을 나누다보면 분명 나아진다는 믿음이 있어, 상담자로서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간혹 마음이 어지러울 때는 평정심을 찾기 위해 산책을 한다거나 제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소설을 읽어요. 그러면 마음을 좀 가지런해지거든요. 일상적으로는 가족들과 편안한 시간을 보내는것도 한몫하구요. 그렇게 에너지를 충전하여 상담에 안정적으로 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 상담자가 생각하는 대화와 상담의 차이점?
: 상담과 대화는 언어를 매개로 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차이점이 훨씬 더 많은 것 같아요.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주제로 오를 수 있지만, 상담은 내담자의 심리적 어려움에 초점을 맞춰 이루어지게 되죠. 그래서 대화에서는 일방적으로 어느 한 사람이 늘 중심에 있을 수 없지만, 상담에서는 내담자의 경험이 늘 중심에 있게 되요. 그리고, 대화는 아무런 목적이 없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상담은 상담자와 내담자가 공유한 분명한 목적이 있어요. 즉, 상담은 내담자의 심리적 어려움을 해결한다는 목적으로 서로 협력하는 과정인 거죠. 마지막으로, 일반적인 대화의 파트너는 도움을 주고 싶어도 어떻게 도와야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잖아요. 하지만, 상담자는 마음의 원리나 마음이 회복되고 건강해지는 과정에 대해 잘 알고 있어 그러한 방향으로 노력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해요.
@ 마음이 힘들고 지친 내담자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 마음이 힘들 때는 그러한 상태가 전부인 것처럼 느껴지기 쉬워요. 심한 우울감을 경험하고 있다면, 앞으로도 계속 우울감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고. 누군가와 괴로운 관계를 경험하고 있다면 그러한 관계가 영원히 지속될 것만 같이 느껴지지요.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지, 과연 달라지기는 할지 자신이 없어지고 막막하기도 해요. 하지만, 일단 이야기를 꺼내보면 마음에 숨통이 트이거든요. 작은 숨구멍일지언정 그 구멍으로 바람이 오가면, 답답하던 심정도 조금씩 나아지는 거죠. 그렇게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서 지금의 어려움에 훨씬 더 잘 대처할 수 있게 되기도 하구요. ‘나도 괜찮아질 수 있을까’ 라는 아주 작은 기대가 그 시작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