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수내점 1월칼럼] 자녀, 부모, 그리고 가족 교과서 사용법 -2탄, 실천 후 오는 것들에 대한 통찰-
2021-01-09
자녀, 부모, 그리고 가족 교과서 사용법
-2탄, 실천 후 오는 것들에 대한 통찰-
마인드 카페 심리상담센터 분당수내점 원장 박윤정
필자는 자녀와 부부, 가족을 이해함에 있어서 첫 번째 Stage에서 3개의 step을 함께 알아보았고, 이번에는 두 번째 Stage로 자녀에 대한 문제 행동이나 육아에서의 어려움에 대해서 작은 것부터 하나씩 실천해 보는 단계이다.
먼저, 많은 부모들이 울거나 칭얼대는 아이에게 감정코칭 기법을 활용하여 다가가야만 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때 중요한 것은 부모가 알고 있는 지식을 한 번에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단위로 나누어서 천천히 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울거나 화를 내는 식의 부정적인 정서 표현을 하는 자녀들을 볼 때,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들보다 더 화를 내면서 훈육을 하게 된다. “왜 울어? 이게 울 일이니?”와 같은 말을 자주 사용하며 울고 있는 자녀의 모습에 먼저 화를 내면서 상처되는 말을 퍼붓게 되기 일쑤다. 이때 필자가 언급하고 싶은 감정코칭의 작은 실천에 대한 핵심은, [자녀에 대한 진지한 태도]라고 말하고 싶다. 예컨대, “00가 화가 났구나. 너무 속상했지? 엄마도 너라면 화가 날 것 같아”라고 표현하는게 좋은데, 부모는 이 순간 세상에서 가장 진솔하고 담백하게,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면서 다가가는 것이 중요한데, 왜냐면, 부모의 태도를 자녀들은 매우 예민하게 간파하기 때문이다. 이후, 어느정도 시간이 흘러 자녀의 눈물이 잦아들게 되면, “00야 지금 화난 기분을 점수로 표현한다면 몇점일까?”와 같이, 자녀 스스로도 알아차리지 못한 자신의 감정 상태를 간단한 점수로 말해보게 하는게 좋다. 이때 0-10점으로 볼 때, 9점 정도 화가 났어요, 라고 한다면 1시간이나 하루 또는 일주일이 지난 이후에도 그 당시 느꼈던 자녀의 감정 점수를 물어주어 자녀의 부정적 정서가 변화되고 회복되어 가는 과정을 자녀가 알아차릴 수 있도록 세심하게 물어봐주는 것이 중요한 양육의 기술이다.
그러나, 위의 예대로 적용을 완벽하게 하여도, 잘 안되는 경우가 생기게 마련이다. 이 때는 무엇 때문에 자녀의 문제 행동이 개선되지 않는지? 또는 부모의 마음에서도 도저히 감정 코칭을 할 마음조차 들지 않는지 등, 그 이유에 대해서 좀 더 심도있게 파헤쳐 분석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부모들은 이 과정에서 더 나아가지 못한 채, 반복되는 부모-자녀 관계 의 악순환에 힘들어하게 된다. 여기에서 생각해 볼 중요한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의외로 아이들의 신체적인 컨디션이 주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예컨대, 아토피에 오래 노출되었거나 오랫동안 신체적 피로감이 누적되어 올 때, 쉽게 역기능적인 부정 정서를 드러내게 되므로 간단한 심리 검사들을 통해 자녀의 현재 정신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두 번째는 피해갈 수 없는 부모의 어린시절의 발달력(history)과 부모의 정신적인 성숙도이다. 프로이드를 비롯하여 가족치료의 대가인 보웬이 오랫동안 강조해 온 부모의 원가족과의 관계에서 내려오는 여러 심리적인 역기능적 되물림들이 그것이다. 즉, 자신의 부모와 분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엄마가 자녀를 키울 때, 성숙한 자아 분화를 만들어 내기 힘들고, 자존감이 낮은 부모 밑에서 자란 엄마들은 그들의 자녀에게도 쉽게 끌려다니게 된다. 또한 자신의 부모에게 통제당하며 무서운 분위기 속에서 자란 아빠들의 경우에도 자녀들의 작은 실수에 쉽게 흥분하면서 과잉공격성이 나타나게 된다. 그동안 필자가 가장 많이 만났던 사례는 자신의 부모에게 받았던 상처들이 열등감으로 자리잡혀, 결국에 이와 유사한 모습이 자신의 자녀에게 투사되어 나타날 때, 과도하게 폭발해 버리는 경우로, 이때 부모들은 자녀에게 정당하게 화를 내고도 바로 자녀에게 죄책감을 가지게 된다.
그렇다면, 건강한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심리 작업이 필요할까? 그것은 바로 [부모 자신들을 이해하는 시간] 가지기이다. 예컨대, 자존감이 낮은 어머니들은 어린시절 자신의 성장 과정에서 경험했던 힘든 좌절 경험들을 털어내고, 오랫동안 미해결되어 있는 여러 감정들과 부정적인 자기도식들을 해결해야 한다. 또한 엄격한 가정에서 위축되어 지내온 아버지들도 [내면아이 돌아보기] 작업을 통해, 내재되어 있는 또 다른 자기(self)를 수용하고 이해하여 진정한 자기(real self)로 거듭나는 심리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부모의 자기 이해 작업이 선행된 후, 자녀에 대한 문제를 얘기하게 된다면, 좀 더 투명한 관점으로 다가갈 수 있고 자녀에 대해서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일 수 있는 용기가 샘솟게 되는 것이다. 부부가 서로의 개인적 심리 작업으로 심리적 여유가 생기게 되면, 비로서 자녀들을 담을 수 있는 마음의 그릇이 만들어 지게 되는 것이다.
필자는 강조한다. 이러한 과정들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은 무엇보다 가치 있는 일임을 강조해본다. 부모들이여, 진정한 부모로서 거듭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 터널임을 기억하길 바라며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든 부모를 응원해 본다.